박준성/文(학문)

[ 하드웨어 설계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

2017. 6. 1. 18:53

[ 호리코시 지로, 미야자키 하야오를 놓아주자! 그 1 ]

 

 

 

내 사무실에 전시된 바람이 분다 포스터

 

 

나무로 만들 순 없을까...” (부제)


 독일 항공산업을 시찰 중이던 항공기설계엔지니어 지로가 호텔 방안의 금속제 라디에이터를 보고 혼자 중얼거리는 장면이었다'잠깐, 방금 대사 뭐였지? 진짜 나무 뭐시기라 했을까?'하며 대사를 확인하기 위해 몇 십번이고 돌려봤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유작이 된 바람이 분다는 제로센(零戰, 零式艦上戰鬪機)을 설계한 천재 엔지니어 호리코시 지로의 비행기를 향한 집념과 결핵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약혼자 나호코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내내 설계실에서 비행기도면을 그리는 장면과 기차를 타면서도, 중병에 걸린 약혼자의 손을 한 손에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계산자를 잡고서도 비행기 역학계산을 하는 장면이 나와, 엔지니어 입장에서 보면서 아주 가슴 뛰게 하는 영화였다.


 영화는 그가 설계한 전금속제 역걸형 주익을 가진 아름다운 비행기(九試單座戰鬪機)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능으로 시험 비행에 성공하는 것으로 끝나고, 그의 약혼자도 하늘 나라로 가는 것으로 결말이 진다. 이 비행기는 그 뒤 九六式艦上戰鬪機로 발전하고, 그 후계기가 그 유명한 제로센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제로센을 설계해 낸 천재 항공엔지니어 지로라는 실존인물에 호리 타츠오(堀辰雄) ’의 동명소설 속 러브스토리를 결합한 것이다. 또 여기에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의 자화상까지 투영해낸 걸작이다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깨부수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영화에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주인공 지로는 결국 자기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지시받은 도면을 귀신과 같이 그것도 재빨리 그려낸 후, 남는 시간에 자신이 고안한 부품을 설계하는 지로의 재능은, 대학 졸업 후,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남을 압도하는 원화작업을 소화해 내며 절찬받은 그의 젊을 적 모습이다. 제로센이라는 미국을 공포에 떨게한 비행기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향한 그의 도전과 정열을 나타낸다


 당시 세계를 주름잡던 미국의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초간 24콤마)에 비해, 일본 애니메이션(초간12콤마)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하야오의 섬세한 표현력과 새로운 기법으로 스튜디오 지브리류의 애니메이션은 현재 오히려 미국을 압도했다. 그 에니메이션계를 이끌어 온 거장 하야오가 현재까지 달려온 고난의 역정과 자신의 꿈을 호리코시 지로라는 인물 속에 투영하여 이야기한 것이다. 열세를 우세로 역전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적 전략은 가히 눈물겹다. 또, 지브리라는 말은 이탈리아어로 열풍이라는 뜻으로, 미야자키감독이 얼마나 비행기를 좋아하는지, 미국을 이기기 위한 그의 '열정'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예>나무로 만들 순 없을까?)라는 자문자답에서 나오는 공학적 파괴력


 '나무로 만들 순 없을까'라는 중얼거림은 2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당시 독일출장에서 본, 일개 가정용 라디에이터조차 최첨단 듀랄루민을 쓰는데, 일본이란 나라는 나무로 만든 코타츠로 난방을 하고 있다는 현실, 즉 독일에 십 수년 뒤진 상황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거니와, 꼭 비행기를 듀랄루민이라는 비싸고 고급의 재료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비행기를 만들 수는 없을까, 그것이 비록 원시시대 때부터 사용되어져 온 나무일지라도... 라는 엔지니어의 천재적 상상력이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사고법은 현재까지 일본 마치코바(동네공장)에 깊숙히 침투해 있다. (주)우에마츠전기의 "어차피 안돼, 무리! 라는 말 대신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라는 정신, 그리고 (주)인터스텔라테크놀로지의 홈센터(일본의 철물점)에서 파는 상용품으로 로켓을 완성시키려는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중요한 건 센스야! 센스는 시대를 앞서가지. 기술은 얼마든지 나중에 구현할 수 있으니까" 영화 말미에 그가 존경 이탈리아 비행기설계자 카프로니백작은 '일본은 가난하고 기술은 미숙하다'는 지로의 자괴감 섞인 한탄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다 결국, 기술의 문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낮아지고 결국 zero로 수렴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심지어 초등학생까지도 설계하거나,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10년 수중로봇대회를 마치고 우리 참가자들은 모두 JAMSTEC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게 견학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었다. 

 세계최고 기술력의 심해잠수정을 돌아보는 데 들떠 있던 나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바로 세계최고라 불리는 '카이코' 에 자재상에서 파는 각목이 하단부를 지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혹자는 비웃을 지 모르지만 나는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공학적 문제는 결국 빨리 구현하는 것이지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아닌 걸 알기 때문이다. 부품이 없을 때는 홈센터에 가서 사온 냄비를 써서라도 해결해야 한다. 비싼 부품, 좋은 재료로 몇 십년을 걸려 만들어낸 공학적 기술은 누구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오한 역사와 공학적 이면을 보지 못한 채, 다시 나온 색깔론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지막 작품이 출시되자 한국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군국주의를 찬양한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급기야 미야자키 감독은 인터뷰를 자청하며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하기까지 했다.  언론은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보지 못하고 흔하디 흔한 군국주의라는 색깔론으로 일본과 감독을 공격했던 것이다. 물론 일본 에니메이션의 역사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개인 역사를 알지 못하고서는 '바람이 분다'에 숨겨진 진짜 내용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기자들은 참 공부해야 할 점이 많다고 본다. 그리고 서뿔리 판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첨언 : 한국에서는 금구가 몇 개 있다.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될 이슈들이다. 만약 그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하기만 하면 한 순간에 훅 간다. 그야말로 전략무기, 모든 열세를 우세로 돌려 버리는 핵폭탄 처럼, 어떤 재래식 반론도 허용치 않는다. 그 분야가 바로 '빨갱이', '친일파', '위안부', '세월호', '성적 담론', '불륜' 등이다. 마광수가 성적 담론으로, 수 많은 정치인들이 '빨갱이'라는 누명으로, 모 검찰총장이 '불륜'이라는 수군거림 및 지총으로 훅 갔다. 나중에 그것이 잘못된 소문 혹은 국정원 등의 조작이었다고 알려진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미 처참하게 무너진 뒤였다. 일본의 경우, 혐한 시위가 일면, 조용히 보고 있던 주위 시민들이 시위대들과 싸운다. 주변국에게 부끄럽다고, 그런 시위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스스로 자정 능력이 생성되는 현상인 것이다. 과연 한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No라고 해서는 절대로 안 될 담론은 없다. 토론과 다양한 생각은 자유이며, 수 많은 다원적 의견이 서로 치고박고 코피가 터져나와 아름다운 우정과 같은 결론으로 이르는 것이 아닐까? 하나의 의견만 맞다면 북한과 그 뭐가 다른가? 도쿄대 강상중 교수님의 말처럼,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 토론 시 이건 되고 저건 안 되고 하는 타부는 사라져야 한다.)


 2010년 세계최고 잠수정에 붙여진 각목을 보고 한 세대 전에 살았던 공학자 호리코시 지로의 고민을 다시금 떠올렸다. 그것은 나의 하드웨어 설계 철학에 큰 영감을 주었던 큰 사건이었다. 


2013년 9월 15일 쓰고

2017년 6월 1일 고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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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韓問題。堀越二郎と宮崎駿をほっといてほしい。 ]

堀越二郎は素晴らしいエンジニア、

宮崎駿は素晴らしい芸術家である。

政治家でない限り、政治に利用し、両国民の胸に傷つけることはやめよう!


木で作れないかぁ…“

ドイツの航空産業を視察中であった航空機設計エンジニア堀越二郎がホテルの部屋内の金属製ラジエータを見ながらつぶやいている場面だった。

「ちょっと、さっきの台詞、なんだったけ?木でなんちゃらって言ったっけ?」ともう一度その台詞を確かめるために慌てて何回も繰り返して見て見た。

宮崎駿の遺作になった「風立たぬ」はゼロ戦を設計した天才エンジニア堀越二郎の飛行機へ向けた執念と結核で余命の人生を送婚約者奈穂子との切ないラブストーリだ。設計室内で飛行機の図面を描く場面や重病にかかった婚約者の手を片手で握りながらもう一方の片手では計算尺を持って力学の計算をする場面などエンジニアの立場から見てて終始ドキドキするアニメだった。

 

結末は、彼が設計した全金属製逆ガル型の主翼を持った美しい飛行機(九試単座戦闘機)が予想を超えた性能でテスト飛行の成功で終わり、同時に彼の婚約者も天国に去っていく。この飛行機はその後九六式艦上戦闘機に発展し、その後継機はかの有名なゼロ戦になる。

 

勿論この物語はゼロ戦を作り出した天才航空エンジニア二郎という実存の人物に堀辰雄の同名小説のラブストーリを加味したものだ。それだけない。ここに宮崎駿監督の自画像までも投影させた傑作だ。

 

彼は初めて自作のアニメに涙ぐんだと告白した。主人公二郎は結局自分自身だったからだ。指示された図面を鬼のように素早く描き終わらせ、残った時間に自ら考案した部品を設計した二郎の才能は、大学を出てアニメスタジオで同僚を圧倒するほど膨大な原画作業をこなし絶賛をうけた若き彼の姿だった。ゼロ戦というアメリカを恐怖に落とした飛行機は宮崎駿のアニメに向けた彼の挑戦と情熱を表す。

 

当時世界を席巻したウォルト・ディズニーアニメ(24コマ/秒)に比べ、日本のアニメ(12コマ/秒)は相手にならなかった。しかし、宮崎の繊細な表現力や新しい技法で‘スタジオジブリ’流のアニメは現在かえってアメリカを圧倒した。そのアニメ界を率いてきた巨匠宮崎が現在まで走ってきた苦難の道のりと自分の夢を堀越二郎という人物の中に投影させて物語ったのだ。劣勢を優勢に逆転させるためのソフト的な(?)戦略は本当に涙ぐましいものがある。また、ジブリという言葉はイタリア語で‘熱風’という意味だ。宮崎がどれほど飛行機が好きなのか、アメリカに勝つための彼の熱情がどれほど強烈だったかを思い知らされた。

 

「木で作れないか」という呟きは二つの意味があるだろう。当時ドイツ出張の時に見たしょぼい家庭用ラジエータさえ最先端のジュラルミンを使うに比べ、木製のコタツで暖房をしている数十年も遅れた日本の現実を表現しているだろう。もう一つは、飛行機作りに高くて高級なジュラルミンじゃなくて違う方法で具現できないか、それが例え原始時代から使われてきた木であっても…というエンジニアの天才的な想像力だったかもしれない。

 

“大切なのはセンスだ!センスは時代を先駆ける。技術は後からついてくる。”

アニメの終わりに堀越が尊敬するイタリア飛行機エンジニアカプローニ伯爵は堀越の日本は未熟だという嘆きにこう励ました。2010年水中ロボット大会を終え、我々参加者達はJAMSTECの隅々を見回る見学の時間が設けてあった。世界最高の技術力を誇る深海潜水艇を間近に見るチャンスにうきうきしていた僕はショックを受けた。世界最高の‘かいこう’に資材さんに売っている木材が下段を支えてるのではないか!ある者は嘲笑うかもしれないが、僕はかえって感嘆したのだ。工学的な問題は結局速く具現するのであってどれほどよく作るかではないことが分かっていたからだ。部品がないときにはホームセンターにでも行って買ってきた鍋を使うことがあっても解決しなければいない。高い部品、いい材料を揃い何十年もかけて作ったって誰も可能な話だ。

 

宮崎の最後の作品が公開されるが早いか韓国では彼が軍国主義を賛美すると批判する記事が出てきた。急遽宮崎監督はインタビューを開きそういう意図がないと解明までした。メディアは裏に隠された真実を見抜かず通り一遍の軍国主義という古いカルテを作って日本と監督を貶したのだ。記者たち購読者を増やしたい願望は理解できるが、監督の意図を見抜く眼力がなかったというところに残念な気がした。

 

2010年世界最高の潜水艇に組み込まれた木の角材を見て一世代の前に生きた工学者堀越二郎の悩みをもう一度思い出した。それは又、僕のハードウェア設計への哲学に大きな閃きを齎したビック事件だった。

 

2013915日作成

201761日改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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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J(블랙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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