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성/文(학문)

젊은이들이여, 꿈을 잃지 마라. 우리가 도와줄께

2018. 5. 5. 08:46

진로에 고민하는 젊은 청춘들에게

 

젊은이들이여, 꿈을 잃지 마라. 우리가 도와줄께.


㈜우에마츠전기 (NASA보다 가까운 동네 로켓공장)

박준성 올림



로봇이 자꾸 친구하자며 다가오고 있다. 왠지 필자가 보기엔 아직까지는 요원해보인다. 

2017년 12월 9일 MARU180에서



 사랑하는 우리 젊은 후배님들께


  2017년12월9일 강남 MARU180에서 열린 오픈 로보틱스 세미나에 한 고등학생이 섰다. 자신이 제작한 2족 로봇을 보이며,


"이거 아주 쉬워요. 이렇게 컴퓨터에 2줄만 입력해주면 되요."


그 발표를 다 듣고 데몬스트레이션 공간에 실제 로봇을 전시하고 있던 개발자 쿠루쿠루님한테 찾아갔다. 지금 껏 초등학교 로봇교육을 해보았고, 대학생들과는 로봇을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이 있던 필자는 뭔가 빈자리에 대한 공허함을 쭉 가지고 있던 터였다. 초등학생들의 수준은 너무 낮고(스크래치 수준), 대학생들 수준(전공생이므로)은 너무 높다. 그 중간을 이어줄 수 있는 시스템을 2007년 석사 때부터 찾고 있었다. 그러나 어쩌나, 필자의 전공이 로봇이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유체역학인 것을......


인문계 고등학생도 2줄만 코드창에 추가하여 쉽다며 만드는데, 비록 10년 전이지만 만든 적 있으니 이 참에 나도 한 번 만들어 볼 생각이 들었다. 동기부여는 강했다. 우선 아들 두루미와 내가 마징가Z 광팬이다(^^). 또 집 근처 어느 회사에서 개발한 탑승형 거대 2족로봇이 비탈리 블가로프의 설계로 밝혀져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대략 아래와 같은 동기들로 내재되어 있었다.




  1. 중고딩들을 과연 어쩔꼬..... (나처럼 초딩 때 포기해 버린 학생을 안만들려면)

  2. 두루미에게 진마징가Z를 만들어 주자!

  3. 탑승형 거대 로봇(사람들이 로봇하면 이런 걸 떠올린다)의 개발 (Manned Robot)

      • (1) 한국의 METHOD2 

개요 : 인근 유명회사인 미래주식회사의 초거대 2족로봇 (설계)

높이 : 4m /  중량 1.5톤

설계 : 비탈리 블가로프

      • (2) 일본의 LW-MONONOFU

개요 : 초거대 2족로봇 (보행방식 : 질질끄는 2족보행 すり足二足方向)

높이 : 8.5m /  중량 7.3톤

설계 : 사카키바라기계주식회사 (榊原機械株式会社) (미주1)




그러나, 실제로 모임에 참가해 보니, 아직 로봇 제작에는 높은 진입장벽(가격, 학습의 어려움)이 있었다. 가격과 하드웨어의 제작 등 초보자가 넘기에는 불가능해보이는 산이 너무 많았다. 



그러던 중, 쿠루쿠루님과 대화 중, 그가 예전에 고등학생들을 지도해 제작했던 델타형 4족로봇을 보곤, 바로 이거다! 훌륭한 플랫폼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왜냐하면 다리 하나에 3개의 모터만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로봇제작에 비용이 적게 든다. 또한 각자 3개의 모터로 만든 다리 한 짝은 그 자체로서 기능을 발휘하는 개체로 성립니다. 그것이 델타형3D프린터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제작한 한 짝의 다리를 4명이 모여 그것을 결합하면 4족로봇이라는, 앙상블에 의한 새로운 개체가 탄생이 되는 것이다. 그것을 제안하여 쿠루쿠루님이 흔쾌히 승낙하여 마침내 오픈소스 튜터리얼이 지난 5주동안 열리게 되었다. 정말 4주 동안의 쿠루쿠루님의 열정(미주2)은 대단했다. 다시 한 번 머리숙여 여기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필자는 직장 문제로 일본에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해 마지막 5주차는 아쉽게도 듣지 못하고 출국하게 되었다. 그러나 며칠 전, 2족로봇은 아니지만, 아니 그 보다 훨씬 훌륭한 플랫폼이 되리라 예상했던 델타형4족로봇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생물 개'와 '델타 개'와 '메뉴퓰레이터 개'가 나란히 앉은 광경은 실로 유니크했다! 나도 어서 개를 키워야지..... 아니, 예전에 키우다 교통사고로 죽었던 '다롱이'와 똑같이 생겼다. 



BUT,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본래 따로 있다. 그간의 로봇 개발의 과정이야 그다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각자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만나 브레인스토밍(말도 안되는 의견들이 많이 나올 수록 좋다)으로 아이디어가 서로 어지럽게 뒤엉켜 충돌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아이디어들이 하나로 수렴한다. 그리곤 제작과 테스트의 반복이다(이번 거의 100%를 쿠루쿠루님께서 제작)라는 흔한 스토리.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바로 지난 2월 쿠루쿠루님과의 선문답에 있다. 




  • 나 : 한 두 줄로 누구나 쉽게 로봇 개발을 할 수 있게 만든 작업이 대단하세요. 이걸(OJW,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만드시느라 굉장히 고생하셨겠네요.

  • 쿠루쿠루 : 그게 제가 할 일인데요. 그렇게 함으로서 쉽게 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인데요.



어찌보면 단순한 대화라 생각할 수 있지만, 

기술자는 예수님?! 우리와 어린이들을 꿈의 세계로 인도한다  (2018년 어린이날 새벽에 메모)


그걸 실제로 만드는 사람들(기술자, 엔지니어)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꿈을 이루고, 「어린이들」도 꿈을 이룬다. 이 생각은 오랫동안 우에마츠 사장님(①)과 나의 생각(②)이었다.


① 우리의 꿈은 「그것을 열심히 노력해 만들고 있는 사람(기술자)」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룰 수 있다.

예) 우에마츠 사장님은 TED강연에서 람보르기니 아반타도르(꿈)를 예로 듭니다. 이 차는 돈이 많아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러한 차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기술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기술자는 우리의 꿈을 이루게 합니다. 그럼 람보르기니를 사기 위한 돈은? 사실 자동차 금리가 상당히 싸고(어떤 곳은 0금리, 자동차 회사에서 대신 내줌) 론 시스템의 발달로 매달 10만원으로 고급 스포츠카를 살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어져 있습니다(미주3). 매달 10만원에 고급 스포츠카를 살 수 있다면 굳이 꿈을 꾸는 우리는 부자가 아니라도 될 것입니다.


출처 : 로그미 (http://logmi.jp/25655)

 

로켓을 만드는 우리의 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어떻게 국가나 할 수 있는 일을 조그만 시골회사에서 해? 말도 안돼?"

"로켓을 개발하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할꺼야."

"로켓 만드는 일은 동경대나 나와야 할 수 있어, 너 같은 고졸은 주제 파악이나 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열심히 하려고 도전하는 학생들,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줍니다. 돈이 많지 않아도, 동경대를 나오지 않아도, 국가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우리 우에마츠전기에서는 실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② 어린이들의 꿈도 「그것을 열심히 노력해 만들고 있는 사람(기술자)」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룰 수 있다.

예) 이것은 우에마츠 사장님이 아니라, 제가 2007년부터 지금까지 찾아오던 것이었습니다. 꼭 똑똑하고 교수 아들 정도가 되어야만이 그들이 꿈꾸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 세상은 참 슬플 것입니다. 천재나 부자집 아들이 아니라도, 비록 어린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손쉽게 로봇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①에서 돈을 0(제로)로 수렴시켰듯이 ②에서는 학습시간이나 천재성을 0(제로)로 수렴시킬 수 있다면 정말 로봇의 생태계는 획기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누구라도 자기 로봇을 만들고 집에 장식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 때문이니까요. 그것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를 저는 만난 것입니다. 그리고 쿠루쿠루님은 실제로 고등학생들에게 오래 전부터 그 방법을 교육시켜온 교육자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대답으로 저는 ②에서도 희망을 얻게 되었습니다. ①에서 말한 로켓을 발사하는데 국가만이 할 수 있고, 엄청난 돈이 들어가고 그래서 그 누구도 할 수 없다는 영역에 그 모든 것을 갖추지 못한 우리 우에마츠전기가 도전했던 것처럼, 어린이들이 로봇이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닦아줄 수 있다는 희망의 빛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저는 영원한 기술자, 엔지니어입니다. 대학 박사를 나왔다고 해도, 여기 일본에서는 자랑스럽게 우리는 '엔지니어'라 말합니다. 조선공학계의 거두 요시무라 교수님은 학생들 개개인이 철저하게 엔지니어혼을 지니길 바랬고 스스로 교수가 아니라 자신을 '엔지니어'라 칭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수업에 오는 학생들이 '수학'을 못하자, 이런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나는 못하는 친구들을 천재로 만드는 게 재밌어."


부자가 람보르기니를 사는 건 뻔한 스토리입니다. 교수 아들이 전국로봇경진대회에 우승하는 건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부자나 교수나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우리 대중들에 비해 극히 희소하다는 것입니다. 아프리카 봅슬레이팀이 우승하고, 연습할 빙상장도 없는 곳에서 떠돌아 다니며 눈물겨운 연습을 해낸 선수가 피겨스케이트 금메달을 따고, 극빈곤국가에서 불가 50여년만에 선진국이 되는 역전승(comeback win)이야말로 우리에게 눈물과 감동을 줍니다. 그건 스토리가 되고 세상에 널리 퍼집니다. 동네 철공소에 불과한 우에마츠전기에서 모두 미쳤다고 말리는 중에 로켓을 개발 및 발사에 성공시켰던 눈물의 스토리는 이미 모든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져다 줬습니다. 저는 이 시골(인구7천명, 재정파탄 꼴찌에서 2등) 첨단 혜택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로봇이 어려운 게 아니야."

"너라도 꿈꾸기만 하면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어."


이렇게 말입니다. 그건 저와 같은 바보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면 될 일이니까요. 

Why don't you join me? 


요약

  • 문제를 해결하려고 밤낮이고 궁리하는 선한 기술자들이 많이 존재한다.

  • 우리는 그 기술자들 덕택에 돈과 기술 없이도 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문턱이 낮아졌다)

  • 우리가 해야 할 고생을 기술자들이 상당 부분 줄여줬기 때문에 우리들은 아이디어라는 원천적 설계에 집중할 수 있다. 즉 놀지 말라는 말씀 ^^. 미술관도 가고 산책도 하고 철학책도 읽으며 풍부한 아이디어 근육을 장착해야 될 것이 우리의 몫.

  • 고로, 더 발전된 기술, 더 발전된 세계가 펼쳐진다.  

  • 우리는 꿈을 이루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인지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자는 너무 많다. 심지어 부모조차! 우리조차 그들 속에 합류해서는 절대 안 된다. 

  • 비전문가, 그 일을 해본 적도 없는 사람은 불가능을 얘기한다. 그리곤 너도 나도 주위도 불행의 세계로 이끈다.


감사합니다.


미주 1. 사카키바라기계주식회사

http://www.sakakibara-kikai.co.jp/custom25.html

https://rocketnews24.com/2017/12/30/1000001/

미주 2. 튜터리얼 4주간의 영상은 하기 링크 (필자는 영상을 찍느라 전혀 만들지 못함^^)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GuK1FKpma2vgDsrSXkYNfFmJjLqaez7s

▶미주 3. 페라리 한달에 10만원으로 사기 

https://money-goround.jp/article/2017/01/31/3764.html

https://response.jp/article/2002/11/18/209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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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J(블랙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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