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vorite Book of 2016] 꿈이 없다고 말하는 그대에게
[허여사님께 드리는 작별 선물]
▶허여사(母) : 잘됐다. 올해 제일 좋은 소식이구나!
▶박준성(子) : 2010년도에 이루어졌어야 할 일인데, 드디어 됐어요.
수중로봇과 우주항공기업 대표 우에마츠씨의 책
(주)테헤란 조선소 대표인 나는 일본 우주항공기업 (주)우에마츠 전기와 협력(단어의 적절성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음)하게 되었다. 그동안 우여곡절은 차후 포스팅하기로 한다. 우에마츠 전기는 '나사보다 우주에 가까운 동네공장'이라는 대표이사의 자서전격인 책으로 유명한 회사이다. 그 책은 내가 다 번역해놓고 출판하려 하자(링크 기사) 이미 한국에 나와있었다는 개인적으로는 참 아쉬움을 준 책이었다. 나에게 큰 용기를 준 책으로 이 책의 내용을 지인에게 떠벌리고 다닌지 벌써 7년째가 된다.
그런 우에마츠 대표가 테드에 출연해 또다시 전국민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부쳐 400만건의 조회수와 눈물 바다로 만들었던 강연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꿈이 없다고 말하는 그대에게'라는 책. 허여사님께 맨날 화려하게, 있는 사실 없는 사실을 덧붙여 회사를 홍보하기에 바빳던 '(주)우에마츠 전기의 홍보실장을 자처했던 나'로서도 원본 영상을 보여주지 않는 한 그 감동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것이 현실. 눈이 안 좋으신 허여사님께 자막을 읽으라 할 수도 없어 고심하다가 이 책을 선물로 드리기로 했다. (내용은 테드의 컨텐츠와 같음)
▶야마치 : (중략) 실은 비행기를 좋아해요. 우에마츠 사장님처럼 저도 미츠비시 중공업에서 일했습니다. 근데, (우에마츠 사장님과)같은 이유로 그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박준성 : 정말 슬퍼요. 좋아하는 일을 우직하게 하고 있는 사람의 의욕을 빼앗는 건! (2016년 12월 9일 페이스북 메신저 대화)
야마치씨는 우에마츠 대표의 책을 읽고 단 번에 그 회사로 달려갔던 사람이자 내 페친이다. 우에마츠 대표도 어릴 적 부터 정말 비행기와 우주선을 좋아했다. 그리곤 그 역시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서 동경대를 나와야 들어갈 수 있다는 미츠비시 중공업(한국의 삼성전자 레벨) 비행기 설계부서에 들어갔다. 그곳은 호리코시 지로가 근무했던 유서깊은 곳이었다. 그러나 그는 4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비행기 설계일을 그만두고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가 있는 시골로 돌아오게 된다. 우에마츠씨와 야마치씨의 의욕을 뺏어버린 사람들은 '돈 되고 니즈가 있는 그저그런 비행기만 설계하는 부서 사람들'이었다. 아무런 도전의식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도 없는 '동경대를 나온 사람들'이 의욕적인 비행기 설계자들의 천직과 꿈을 앗아가 버렸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지막 작품 '바람이 분다' (호리코시 지로의 일대기)
나 또한 똑같은 경험이 있다. 선박 설계가 누구보다 좋고 선박에 대해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밤낮으로 고민했던 나는 교육 이전에 '학내 정치'에 질려버려 단 1분도 그곳에 있을 수 없어 4년만에 뛰쳐나왔다. 내겐 밤낮으로 선박을 설계하고픈 의욕과 역량이 있었고 그런 내게 주위 사람들은 다운그레이드(열심히 하지마)를 요구했다.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놀면서 연구하고 수업하려고 귀국한 내가 아니었다.
나는 박사논문을 따고 졸업한게 아니라 그 정신을 따고 졸업했다 말할 수 있다. 그 정신은 연구하다 죽어라였다. 그 정신은 내 머릿 속에 한 단어로 존재했으니 바로 향상심(向上心, 영어로 업그레이드)이었다. 실험시설이 없어 인근 국립연구소에 혼자 찾아가 무료로 실험을 할 수 있게 담판을 짓고 온 다음 날, 상관은 '왜 니가 그런 일을 쓸데없이 하고 다녀?' 라며 복도가 울리도록 내게 고함을 쳤다. (아마 근무시작 한달째였다) 실험장비가 없어 인근 창원대에까지 학생들을 데리고 실험 수업을 했는데 수업은 그렇다 쳐도 잡일 (행정처리며 실험준비며 식비처리며)을 혼자서 모두 처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학생들 식비도 니가 주고, 학생들 수업도 니가 조정하고 학생들 수업준비도 니가 거기까지 가서 하고 오고 인근대학 실험설비 사용요청도 니가 해 오고, ...... 그래도 굳이 하겠다면 해라 그러나 안해도 된다라는 대답만 들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선공학과에 조선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헐~
이런 수 많은 제약은 아무리 교칙을 숙지해서 철저히 지킨들 선배 교수의 시기 질투를 벗어날 수 없었다. (상관의 말이 곳 명문화되지 않은 법이니!) 항상 연구실을 걸어 잠그고 잠만 자는 베테랑 교수의 모습을 접하곤 더 이상 희망도 없고 그의 모습이 우리 모두 미래의 모습이라고 뼈져리게 느꼈다.
잠만 자는 그는 대학 재직연수 당시 2위의 노교수(?)였다. 그는 이미 통달한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훌륭한 출세 수단이라는 걸.
자, 이제 우에마츠 에스프리의 혁신 가치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아래 내용은 책만 읽고서는 잘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소개합니다.
■ 혁신 가치 1
(Click on the Images to Share the Uematsu Facebook)
「思うは招く.」 이 말은 우에마츠 대표 철학의 핵심이다. 그의 강연 대부분의 제목이자 어릴 적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정신 '에스프리'였다. 아쉬운 점은 이 책에서 "생각이 부른다"라고 해석된 점이다. 「思うは招く.」 라는 말을 한국어로 지금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이 "생각이 부른다"라는 말을 번역된 책에서 접한 순간 말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테드 영상도 보고 그 전의 책부터 수 많은 동영상을 봐왔는데 어디서 이런 말이 나온걸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 '思うは招く'라는 말을 이렇게 번역한 거구나라고 한참 지나서야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말은 이렇게 직역하면 안 된다. 이 말은 속담처럼 짧지만,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내 머리속으로 이해하는 이 말 뜻은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이다.
기업 투자 시장에도 기업대표들이 투자가 안된다고 불평이다. 그러나 투자자대 기업 비율은 6:4로 투자자가 많으며 많은 투자자들은 돈은 많은데 투자할 기업이 없다고 반대로 불평한다. 기업의 대표가 정말 간절하게 회사를 운영하면 그 기업에 투자금은 몰린다. 그 대표가 없으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적합한 사람에게는 우주가 그 사람을 가만두지 않기 때문이다.
■ 혁신 가치 2
「어떻게 하면 우주개발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것은 다른 사람의 돈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제게는 이것이 이 세상에서 폭력을 없애는 방법입니다.」
이 말은 테드 동영상으로는 이해가 힘들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그 논리적 로직을 알 수 있었다.
1) 우주개발 사업에 고객을 찾지 않음(다른 사업에서 번 돈으로 우주개발 사업에 재투자)
2) 상기와 같은 방법은 고객에 의해 사업이 좌지우지(망하거나 흥하거나)되지 않음
3) 따라서 우주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가능케 함
4) 아이들에게 로켓을 쏘게 하며 '비폭력, 의욕을 빼앗는 행위의 무서움'을 지속적으로 교육
5) 학대 및 폭력이 사라짐
즉, 무투자로 우주개발사업을 하는 것. 다시 말해 돈이 안 된다 해도 자기 돈을 쏟아부어 취미로 우주개발사업을 하는 행위로 사업을 한다면 그 사업은 영원히 지속시킬 수 있다. 그의 이런 우주사업의 지속성이 아이들에게 학대 및 폭력을 없애고 있다.
이제는 심해와 우주를 꿈꾸던 꼬마 과학자도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앞으로 내가 노벨상을 타거나 대규모 학회장에 나가 발표할 일도 없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의 내가 나아갈 길은 자명한 것 같다.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과학자의 길을 가르쳐주고 그 꿈을 이루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랑한다. 아이들아. 또한, 허여사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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