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성/Vegabond(방랑)

[두루미에게] 스나가와 카페 탐방하자꾸나!

2018. 11. 5. 00:11

두루미에게

 

Sweets Road - 과자의 도시 스나가와를 탐방하자꾸나!



㈜우에마츠전기 (NASA보다 가까운 동네 로켓공장)

박준성 올림




쭉쭉 직선으로 뻗은 길이 홋카이도를 '바이크의 성지'로 정의한다. 가장 긴 29km의 국도12호선 끝자락 스나가와에 들어서면 스위츠 로드가 여행객들을 반긴다. 홋카이도에서는 유명한 카페거리이다.



내년 4월말 홋카이도에 벚꽃이 필 때면, 스나가와시로 가족여행을 가자꾸나! 비바이에서 스나가와까지 쭉쭉 뻗은 12호선 도로 끝자락 스나가와역에 다다르면 양쪽으로 화과자며 양과자, 그리고 경양식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는 '스위츠 로드'가 나타나!  


두루미에게, 


내년 4월말 홋카이도에 벚꽃이 필 때면, 스나가와시로 가족여행을 가자꾸나! 스나가와시를 통과하는 국도12호선 도로는 두루미가 정말 좋아할 거야. 먼저 일본에서 직선거리로 가장 긴 29.2km나 되는 유명한 도로거든. 정말 끝없이 펼쳐진 목장과 동산들 그 사이로 쭉쭉 뻗은 직선 도로, 정말 홋카이도답지! 비바이에서 스나가와까지 쭉쭉 뻗은 12호선 도로 끝자락 스나가와역에 다다르면 양쪽으로 화과자며 양과자, 그리고 경양식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는 '스위츠 로드'가 나타나! 한국말로 하자면 아마 '카페거리'라고 할 수 있을 거야. 늦은 밤 더위를 피해 치즈케익과 카푸치노를 먹으러 다녔던 브라우니70, 소설을 쓰러 갔던 수목원길 사이공 카페, 겨울이면 한방찜찔팩을 목에 걸고 한방차를 마셨던 아우르다, 사우나 가는 길에 들러 소보로 버터빵을 사먹던 유기농 빵집 쁘왈란, 유치원 농땡이 치고 양파포카치아를 먹으며 피신했던 우리들의 아지트 해밀베이커리, 기차길을 뛰어 다니다가 화장실이 급하다며 급히 뛰어들어 갔던 학원 화장실 기억하지? 거기는 공트럴파크(공릉동 카페거리)란다. 와~ 이렇게 세어보니 정말 한국도 카페거리가 많구나! 


아침 9시, 먼저 코도모노 쿠니(어린이 대공원)로 뛰어놀러 가기 전, 든든하게 키타카로 본점에서 아침을 먹자꾸나. 1등으로 문열자마자 들어와 레스토랑 깊숙한 난로 옆 원탁에 앉자. 홋카이도산 소고기와 간장으로 양념을 한 특제 오므라이스, 그리고 특제 노츠케산 가리비의 농후한 바다향이 응축된 가리비 스파게티(野付のすごい帆立のスパゲティ)를 일인분씩 시키자. 나눠먹다가 모자라면 뭐가 더 맛있었는지 가족회의 5분 해보고 1인분 더 시켜보자. 음식이 나올 동안 애견 정원(도그 가덴)에서 종도 울려보고 잔설이 남아있는 정원에서 발자국도 남겨보자. 


이젠 두루미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코도모노 쿠니로 가서 피사의 사탑도 보고 세계 7대 불가사의 건축물을 배경으로 하루종일 그라운드가 찢어져라 달려도 좋아. 점심은 다시 역근처로 돌아와 카페 메데루에서 쫀득쫀득한 스콘을 먹으면 어때? 민가를 개조한 카페 내부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로 몸을 녹이며 옆에 딸려 있는 붉은 벽돌 창고 건물(아카렌가)도 구경해보자. 아마 내년에는 주인이 이 아카렌가를 활용한 뭔가 특별한 시도를 할 지 모르니, 두근거리며 기대해보자. 두루미를 위한 장난감 가게를 열면 환상의 조합일 것 같지 않니? 과자의 거리에서 과자를 손에 들고 장난감을 구경하는 어린이들로 꽉찬 아카렌가!

 

점심을 먹었으니, 바로 옆에 있는 카페 shiro본점 2층에서 엄마를 위한 유기농 화장품도 골라볼까? 팬케익도 먹고 싶지만, 여기서는 그냥 화장품만 사고 오아시스 파크 호반을 걸으며 우선 배를 꺼트려야 겠지? 스나가와 초등학교 뒤 편 거대한 성같이 우뚝 솟은 저 건물은 뭐냐구? 엘리베이터로 꼭대기까지 가면 전망대에서 호반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관리동이지. 여기도 무슨 이름, 예를 들어 '오아시스캐슬'이라든가 하는 이름이 붙어져 있으면 좋았을 걸. 아무튼 관리동 1층 어린이 과학도서관에서 뉴턴 잡지도 보고 수족관에 전시된 수생생물들도 구경해볼까? 한국에서 건너온 외래종 가물치도 한 마리 헤엄치고 있지. 아 참, 자전거를 빌려 호반을 한 바퀴 돌아봐도 재밌겠다. 다시 걷던 길로 돌아와 가정집 정원에 숨어있는 비밀의 경량목조주택(로그하우스)을 찾아가 볼까? '키노니와 Ya-Yell'라는 자그마한 입간판이 단독주택 앞에 조심스럽게 세워져 있어 찾기 힘들꺼야. 


찾았다! 좁은 길을 걸어 들어가면, 5평 정도인 작인 카페가 정원 속에 자리잡고 있어. 그 앞으로 펼쳐진 거봉들의 파노라마는 어떤 샷케(창문의 경치)보다 아름답단다! 고료우카쿠의 롯카테에서 보이는 작은 성곽과 해자보다 이곳에서 보이는 웅장한 산맥-가장 높은 핀네시리봉부터 살짝 뒤로 숨어있는 산맥까지-앞에서 우리 모두 숙연해질 거야. 뭘 시킬까? 엄마는 맛챠 젠자이를 시키고 두루미는 펜케이크, 아! 펜케이크 위에 초코시럽으로 여우들이 눈 위로 걸어간 발자국과 뒤 돌아보는 여우들을 그려달라고 하면 재밌겠다. 4월말이면 높은 능선들엔 아직 눈도 남아 있고 벚꽃이나 라벤더 등 꽃이 필 거야. 그리고 백조들이 떼로 눈이 녹은 들녁을 향해 비행하겠지. 노을이 물든 배경으로 산맥들이 병풍처럼 유수지를 감싸며 그 위를 백조들이 수 백마리로 무리지어 비행하는 걸 감상하면서 아빠는 커피와 함께 두루미 팬케잌을 조금씩 뺏어 먹어야지. 


스나가와 하면, 나카야의 애플파이! 이건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한 오미야게로 사오자. 이제 숙소인 스나가와 파크호텔로 돌아와 목욕하고 레스토랑 이시가리에서 포크챱을 먹으면! 어때? 근사한 여행계획이지? 빵에 다가 포크챱을 넣어 포크챱버거로 먹어도 보고 밥 위에 얹어 덮밥으로 먹기도 해보자.  



오늘은 이만.


2018년 11월 4일 일요일

스나가와를 한 바퀴 돌고 온 다음 날 두루미를 생각하며!

우에마츠전기 12호 선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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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J(블랙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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