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전쟁]러일전쟁은 함선의 전쟁이 아닌 화학기술의 전쟁이었다
박준성의 [해군 이야기] 그 1 한국인으로서 조선을 구한 영웅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필자 또한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남해에서 태어났다. 더구나 이성계가 득도한 곳으로 유명한 남해 금산에 대장봉이라는 봉우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반드시 명장이 태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져내려온다. 대장봉 자락 남해 어촌마을에서 태어난 필자는 장군이 아닌 학자를 흠모해 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현재 (주)테헤란 조선소를 이끌며 선박 사업과 과학교육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인이 일본 해군제독을 흠모한다?」 나는 이순신 장군을 사랑하면서도 일본 마지막 해군대장 이노우에 제독도 흠모한다. 이노우에 제독은 본인이 제국해군 사령탑임에도 불구하고 무모하며 명분도 없는 태평양전쟁을 끝까지 반대했던 초국가적인 인물이었다. 나라를 사랑하면서도 나라를 버린다는 것은 진정한 애국자다. 적어도 나라를 사랑한다(애국자, 애인)면서 이기주의로 그 나라를 파국으로 이끄는 사람(스토커, 사생팬, 극성부모)보다는! 한국인이면서 중국을, 미국을, 러시아를, 일본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 (주)테헤란 조선소 대표 박준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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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벨 화학상, 연이은 수상의 힘
시바 데쓰오 「일본 화학의 개척자들」
<노벨 화학상 일본인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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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후쿠이 켄이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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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시라카와 히데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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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노요리 료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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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타나카 코이치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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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시모무라 오사무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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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네기시 에이이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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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즈키 아키라 박사
상담(商談, 비지니스 미팅)이 흡족하게 끝나고, 책을 한 권 선물받았다. 물리 역학을 전공한 필자는 거의 접할 일이 없는 화학 관련 도서였다. 일본은 자연과학계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화학 분야는 물리학 분야와 함께 꾸준히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동경 헌책방 거리 칸다에서 구입한 문예춘추 잡지
책 속에 오래된 엽서가 들어 있었다
일본이 최강 러시아 발틱함대를 격파한 러일해전
그것은 멘델레예프와 시모세의 화학 싸움!
1904년 러시아는 발틱 함대(유럽)와 태평양 함대(여순)를 합류시켜 도고 헤이하치로가 이끄는 일본 함대를 격파할 계획이었다. 일본은 러시아의 두 함대가 합류하여 강한 전력을 갖추기 전에 태평양 함대를 괴멸시켜야 했다. 그것이 바로 황해해전이다. 이 해전에서 일본을 승리로 이끈 요인은 시모세 화약의 힘이었다. 시모세 화약은 러시아 해군의 면화약 포탄보다 6배 위력을 발휘했고 그 위력으로 황해 해전에서 태평양 함대를, 일본해 해전에서 발틱함대를 차례로 격파했다.
도오고 헤이하치로 우표 (필자가 고교시절 우표수집할 때 모았던 우표다)
이 폭탄을 개발한 시모세 마사치카는 철포 관직자 시모세 마고헤이의 아들로 가업을 이어 화학을 연구했다. 동경대 화학과를 졸업한 후 해군병기제조소에서 새로운 화약 발명에 몰두했다. 시모세는 피크르산을 이용한 화약을 1893년 발명해내고 일본해군 규정 폭탄으로 채용되었다.
원소 주기율표 발견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멘델레예프는 당시 세계 화학계의 거물이었다. 러일전쟁에서 조국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자진해서 무연화학 연구를 진행했다. 그의 나이 70에 가까운 때였다. 그러나 러일전쟁에서 조국이 패배한 후 그 충격으로 2년 후 타계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러일해전에서 일본이 승리한 결과만은 아니다. 이러한 독창적인 발명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시모세가 속했던 직장의 연구환경, 그리고 가업을 잇는 문화환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통을 소중히 생각하고 하나의 노력이 결실을 이루기까지 대대손손 이어나가는 문화는 아무리 한국이 R&D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투입한들 획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돈보다 문화! 책도 사보지 않고 문학에 관심도 없는 한국 국민들이 노벨 문학상을 염원한다는 뉴요커의 기사가 부끄럽게 다가온다. 과학에 관심이 없고 저변 문화가 활발하지 않은데 돈만 투자해 노벨 과학상을 추구한다면 과연 그 결실이 이루어질까! 한국은 아직까지 돈을 투자해 세계에 자국을 홍보하려는 대국굴기의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돈을 투자해 극히 일부 체육특기생을 키워 올림픽 금메달수로 자국이 체육대국인양 홍보하려 들고, 정작 고은씨 작품이 읽혀지지 않는데도 그를 노벨 문학상으로 만들려 노력하며, 창업 문화가 미숙한 수준인데 돈을 투자해 실리콘 벨리를 만들려 하고, R&D자금만 늘리면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배출될 것이라는 관료주의적 기대를 가지고 접근한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집에서는 TV만 보며, 길거리 중고딩이 오만상을 다 쓰며 가래침을 틱틱 뱉고, 걸어가며 담배를 피며, 길거리엔 담배꽁초와 껌자국이 난무하며, 도로엔 시끄러운 경적소리와 난폭운전이 횡행하는 저급 문화 속에서 무슨 노벨 과학상? 자녀들에게 비싼 과학 도서 전집을 선물하기 전에, 미끄럼틀에서 돌맹이 굴려 보이며 중력의 법칙을 보여 주는 아빠의 작은 노력, TV를 끄고 아이와 장난감을 같이 만지작 거리는 엄마의 작은 노력부터 먼저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데 어쩌나? 관찰하건데 부모들은 이 작고 쉬운 행동을 하지 못하더라.......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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